- 교복 입고 전장 향했던 생생한 증언, 유품 발굴로 역사적 ‘실증’
- 경북교육청, 6월 한 달간 학도병 기록물 전시회 ‘소년의 시간’ 개최

6·25전쟁 당시 교복을 입은 채 전장으로 향했던 소년 학도병들의 슬프고도 숭고한 흔적이 75년 만에 세상에 드러났다. 개인의 기억 속에 머물러 있던 참전 학도병들의 증언이 실제 전장에서 발굴된 유품을 통해 객관적인 역사 기록으로 확인된 것이다.
경상북도교육청은 지난 1일부터 본청 1층 전시 공간에서 열리고 있는 ‘경상북도 학도병 기록물 수집 및 정리 사업’ 수집 기록물 전시회 ‘소년의 시간’에서 특별한 유품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유품은 지난 2023년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경주 어래산 142고지에서 발굴한 ‘경주중학교 뱃지’다. 이 뱃지는 전쟁 당시 학도병들의 참전 사실을 온몸으로 증명하는 상징적인 자료로 학계와 시민들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경주중학교 뱃지가 발견된 어래산 일대는 6·25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의 최대 요충지이자 가장 치열한 격전지 중 하나였던 기계·안강 전투가 전개된 지역이다. 당시 경주중학교를 비롯한 수많은 학생이 펜 대신 총을 들고 학도병으로 자원해 전투에 투입됐다. 이번에 공개된 뱃지는 학생들이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 곧장 치열한 포화 속으로 뛰어들어야 했던 비극적인 역사적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다.
그동안 경북교육청은 2024년부터 도내 참전 학도병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가 구술을 채록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참전 학도병들은 “교복을 입은 채 전장에 나갔다”, “우리 학교 친구들과 함께 싸웠다”라며 당시를 눈물로 회고해 왔다. 이번에 어래산 고지에서 발굴된 경주중학교 뱃지는 이러한 어르신들의 생생한 증언에 역사적 실증이라는 묵직한 무게를 더해준다.

이번 전시에는 경주중학교 뱃지와 함께 역사적 사료 가치가 높은 기증 사진 33점과 학적부 7점도 함께 공개된다. 이 자료들은 전쟁이라는 거대한 시대적 비극 속에서 학업을 중단해야 했던 소년들의 삶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며, 75년 전 학도병들의 시간을 오늘날로 되살려 놓는다.
특히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으로부터 대여한 유품 15건(27점) 중 경주중학교 뱃지와 교복 단추 등은 배움의 공간을 상징하던 물품이 가장 참혹한 전쟁의 유품으로 남게 된 역사의 아이러니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러한 유품들은 전시장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당시 학도병들이 마주했을 두려움과 현실을 생생하게 전달하며 깊은 울림을 준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어래산 고지에서 발견된 작은 뱃지 하나가 75년 전 소년 학도병의 삶과 헌신을 우리에게 웅변하고 있다”라며 “학도병 기록물 수집 사업은 잊혔던 우리 학생들의 이름을 되찾아주고, 그들의 숭고한 희생을 지역 사회의 공적 기억으로 승화시키는 뜻깊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경북교육청은 앞으로도 학도병들의 발자취를 추적하는 기록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발굴된 기록물들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여, 미래 세대를 위한 평화와 호국 교육의 핵심 자산으로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빛바랜 뱃지 속에 담긴 소년들의 외침을 들을 수 있는 이번 전시회는 6월 한 달간 경상북도교육청 1층 전시 공간에서 운영되며, 도민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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