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년간 현충일 보훈가족 곁 지킨 온정… 호국보훈 달 맞아 영예
- 대형 교통사고 후 ‘덤의 인생’ 결심, 통산 4만 3천 시간 봉사 신화 써내려가
- “봉사는 가진 것의 크기 아닌 마음의 크기… 남은 생도 이웃 위해 바칠 것”

경북 안동에서 무려 45년간 묵묵히 이웃사랑을 실천하며 ‘자원봉사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이가 마침내 국가로부터 그 고귀한 헌신을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영남적십자봉사회를 이끄는 이서락(76·안동시 경동로) 회장이 지난 19일 서울 전쟁기념관 피스앤파크 컨벤션 로얄홀에서 열린 ‘2026년 호국보훈의 달 정부 포상식’에서 국가유공자 예우 증진과 국가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영예로운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이 회장은 “남을 돕고 나누는 삶은 봉사하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이라며, 그 어떤 훈장보다 이번 수상이 자랑스럽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번 포상은 그가 지난 28년간 호국보훈의 정신을 몸소 실천해 온 결과물이다. 이 회장은 1999년 제44회 현충일부터 올해 제71회 현충일 추념식에 이르기까지 약 4만 1,000여 명의 보훈가족에게 커피, 녹차, 홍삼차, 생수 등 따뜻한 온정을 베풀었다. 이뿐만 아니라 보훈가족을 위한 위문품 전달은 물론, 고령의 참전유공자들을 모시고 포항 해병대 사령부를 견학하는 호국순례를 주도하는 등 나라사랑 정신을 전파하고 추념식의 참된 의미를 알리는 데 앞장섰다.
그의 헌신은 보훈 분야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안동에 대형 산불이 발생했을 당시 33일간 260시간 동안 현장을 지키며 구호 활동을 펼쳤고, 11년간 독거노인과 소외계층을 위한 무료 급식 봉사에 참여하는 등 지역사회의 아픔이 있는 곳에는 늘 그가 있었다.
이처럼 초인적인 봉사의 삶을 살게 된 배경에는 과거의 큰 시련이 있었다. 1978년 전매청 공무원 시절, 이 회장은 갈비뼈와 팔 등 온몸 14곳이 부러지는 전치 20주의 대형 교통사고를 당했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난 그는 삶의 궤적을 완전히 바꾸었다. 이 회장은 “그때 사고로 세상에 없을 수도 있었을 정취를 생각하면, 이후의 삶은 오직 ‘덤’으로 얻은 것”이라며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평생을 바치겠다고 다짐한 순간부터 봉사는 나의 가장 큰 행복이 되었다”고 회고했다.
1980년부터 시작된 그의 다짐은 45년간 이어졌고, 전국 최고 수준인 총 4만 3,825시간의 자원봉사 기록을 세웠다. 이러한 공로로 1993년 보건사회부장관 표창, 2000년 적십자 봉사원 대장, 2005년 자랑스런 안동시민상, 2014년 대한적십자사 최고 명예대장, 2020년 대한민국 자원봉사대상 대통령상 등을 휩쓸며 진정한 ‘봉사 명장’의 반열에 올랐다.
은퇴 후 고정적인 수입은 없지만, 여전히 자산의 상당 부분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아낌없이 지출하고 있다는 이 회장은 “마음만큼은 언제나 세상에서 가장 부자”라며 활짝 웃었다. 늘 이웃의 아픔을 제 일처럼 여기며 곁을 지켜준 아내 윤경숙(72) 씨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평소 근검절약하며 남편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준 아내가 있었기에 지치지 않고 봉사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는 게 그의 고백이다.
이 회장은 “봉사는 가진 것의 크기가 아니라 마음의 크기이며, 이웃을 사랑하는 것은 곧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과 같다”며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야말로 인생의 진정한 목표이자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삶 자체가 된 봉사로 또 한 번 영광스러운 대통령상을 받게 되어 깊이 감사하다는 이 회장, 그의 조건 없는 사랑 나눔이 있기에 우리 사회의 미래는 여전히 따뜻하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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