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여름에도 남부지역 극한 가뭄으로 수돗물이 끊길 판이다. 생수 1병에 1천 원씩이나 사 먹고 수돗물은 마시지도 않으면서, 정작 수돗물이 마르니까 취사, 빨래, 목욕, 대소변, 청소 등 일상생활이 완전히 마비되어 버린다. 아비규환의 상황에서 수돗물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는다. 안 먹는다고 푸대접할 수돗물이 아니다.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도약한 대한민국에서 유독 물 관리만 못하는 이유는 정치(행정) 때문이다. 삼천리금수강산에 물을 물 쓰듯 해온 풍습도 있지만, 자연환경(기후) 변화에 수돗물을 푸대접한 천벌을 받는 것이다. 댐에 중금속이 쌓여도, 보에 녹조가 창궐해도, 강에 산업폐수 화학물질이 들어와도 정수하면 괜찮다는 말뿐이다.
거기다가 반세기 동안 수도권 집중개발에 한강은 되살려 놓고 낙동강을 비롯한 지방하천은 산업폐수의 중금속과 유해화학물질이 수돗물로 취수할 수 없는 지경에 도달하도록 죽음의 강으로 방치하였다. 1991년 페놀 사고 이후 10여 회나 유해화학물질 오염이 반복되었고, 최근에는 녹조 마이크로시스틴이 수돗물, 농작물, 인체에까지 검출되었다.
그런데도 정부와 대구, 부산 등 상수도 당국에서는 정수하면 99% 괜찮고, 검사해 보니까 이상 없다고 한다. 1%의 해괴망측한 현상은 대한민국에서나 있는 일이다. 수질검사 규정(위치, 방법)이 매우 까다로운 특성을 올바로 적용한다면 민간에서 검출이 안 되어도 당국에서 최고 정밀도로 재확인해야 하는데 오히려 적반하장격이다.
그러면서도 지방선거에서 툭하면 반값 수돗물 공약도 나온다. 시민들에게 싸게 공급하는 것은 좋지만, 어려운 수질과 예산확보는 깨끗한 수돗물 공급에 악순환을 초래할 수도 있다. 수도 요금은 지역마다 생산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가격도 다르다. 생산원가를 충분히 반영하여 깨끗한 수돗물 생산과 안정된 공급이 최고의 정책이다.
대구 수돗물은 35년의 취수원 이전 성과도 없이 또다시 강변여과수와 복류수 등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4류 정치(행정)의 말로이다. 강물이 깨끗한 상류로 이전할 과학ㆍ기술ㆍ행정적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원수를 끌어만 가겠다는 아집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상류 지역과 갈등만 고조시키고 무려 35년을 허비하고 말았다.
부산 수돗물도 마찬가지로 아직도 취수원 다변화 사업에 얽매여서 상류의 맑은 물 취수를 하지 못하고 있다. 대구와 같이 일방적으로 끌어만 가는 취수는 상류 지역에서 하천 유지수(농업용수) 감소로 극심한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진주와 합천에서 남강과 황강의 부산 취수를 강력하게 반대하며 지역갈등만 고조시키고 있다.
대구는 경북권과, 부산은 경남권과 강물순환 방식의 지방광역상수도사업으로 취수원 이전을 할 수가 있다. 다만, 양방향으로 강물을 순환시키는 송수관로가 2배로 그만큼 사업비가 2배로 늘어난다. 상류에서 맑게 흐르는 강물을 하루 100~200만 톤씩 취ㆍ정수ㆍ공급하고, 하류(현재 취수원)에서 그만큼 회수ㆍ보충 해주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상류 지역에서 강물이 줄지 않는다. 하류 지역에서는 현행 상수도본부 시스템 그대로 급수하고 요금을 징수하여 상류 지역에 납부하면 상ㆍ하류 지역이 별도의 보상 없이도 상생발전을 지속할 수 있다. 상류에 맑은 물 공급, 하류에 지역경제 활성화, 강물 선순환에 수질개선 효과 등 일석삼조의 WIN-WIN-WIN 전략이다.
이제는 모든 국민들이 이해할 것이다. 이 극한 가뭄에 4대강 보에 가득 찬 강물은 어디에 어떻게 이용할 수 있나? 이용한다고 해도 먼 거리에 고비용으로 퍼 올리고, 맹독성 녹조 마이크로시스틴은 또 어떻게 하나? 댐과 저수지도 없는 지역은 하늘만 쳐다본다. 전국에 5만 개의 저수지가 필요하다. 생수 사 먹고 수돗물 푸대접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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