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에서 경찰관의 음주운전 뺑소니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수사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정황이 드러나 경찰 안팎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다만 현재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인 만큼,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책임 소재는 향후 수사 결과를 냉정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대구 동부경찰서는 지난 8월 5일 대구경찰청 경비경호계와 수성경찰서 교통조사계, 고산지구대 등을 압수 수색했다. 앞서 수성경찰서는 지난달 9일 오후 9시 30분쯤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 만촌동 주택가에 주차된 차량을 들이받고 도주한 혐의(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로 A 경사를 입건해 수사해 왔다.
문제는 수사 과정에서 A 경사의 동료 경찰관 B씨가 사건 담당 부서 직원에게 수사 진행 상황을 문의한 정황이 포착되었다는 점이다. 이 같은 정황을 수성경찰서 청문감사인권관실에서 감지했고, 수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인접한 동부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전격적인 압수수색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현재 B씨와 담당 부서 직원 C씨는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수사기관은 객관적 증거와 적법 절차에 따라 사실관계를 철저히 밝혀야 한다.
과거에 비해 수사경찰관에게 수사 상황을 사적으로 문의하는 행위는 크게 줄었다. 내부 보안 의식이 높아졌고 수사정보 관리 시스템도 한층 강화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처럼 개인적 친분을 이용해 사건 정보를 확인하려는 관행과 시도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보통 수사정보 유출은 친분이 있는 현직 또는 전직 경찰관이나 변호사, 지역 유지 등을 통해 이루어진다. 조직과 인적 네트워크가 있는 이들이 사건 담당 수사관에게 접근해 진행 상황을 묻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사건이 어떻게 돼가고 있는지 궁금해서 물어본 것”이라며 가볍게 넘길 수도 있지만, 수사정보는 결코 단순한 호기심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피해자와 피의자의 인권, 사건의 실체적 진실, 증거 확보와 직결된 공적 자산이기 때문이다.
수사 정보가 사적으로 확인되거나 유출되는 순간 수사의 공정성과 신뢰성은 무너진다. 나아가 사건 관계자에게 증거 인멸이나 진술 조작 등 부당하게 대응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이번 사건에서 핵심은 단순히 누군가 수사정보를 물어보았다는 사실에 그치지 않는다. 내부 경찰관이 그러한 부당한 문의에 응하고, 수사정보를 공유했는지 여부가 본질이다. 수사정보는 친분이나 부탁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사적 정보가 아니다. 경찰관이라면 누구나 이 경계를 엄격하게 인식해야 한다.
동료나 지인으로부터 수사 상황을 문의받았을 때, 경찰관은 인간적인 부담이나 친분 때문에 어정쩡하게 응대해서는 안 된다. 미온적 태도조차 불필요한 오해와 여지를 남긴다. 부당한 문의를 받는 즉시 청문감사인권관실이나 공식 감찰 · 보고 체계에 알리고 정해진 절차대로 단호히 처리해야 한다. 필자는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것만 제대로 하면 확실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제도의 존재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일선 경찰관들이 실제 현장에서 망설임 없이 이를 작동시킬 수 있느냐다.
경찰 교육도 실질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정기적인 보안 · 윤리 교육을 통해 수사정보는 어떠한 청탁의 대상도 될 수 없음을 지속적으로 각인시켜야 한다. 아울러 지휘관과 수사 담당자에게는 더욱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수사정보를 고의로 누설하거나 편의를 제공한 사실이 확인된다면 이유와 직위를 불문하고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정한 징계와 형사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내부 수사정보 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외부의 부당한 접촉을 차단할 조직문화가 정착되어 있는지, 감찰 · 보고 시스템이 실효성을 갖추고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
경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 정보를 철저하게 보호하고, 부당한 청탁을 단호히 거절하며, 누구에게나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때 국민들의 신뢰를 강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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