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인 미만 취소” 시티투어 시스템 지적한 고령 관광객에 직접 고개 숙여
- 개인 차량으로 안내한 수탁업체 직원의 선의, ‘선비의 고장’ 이미지 지켰다
- “관광은 개인이 아닌 시스템”… 진정성 있는 소통 행정에 누리꾼 찬사 이어져

세계문화유산인 부석사와 소수서원을 품은 경북 영주시의 황병직 시장이 SNS를 통한 한 관광객의 쓴소리에 즉각적으로 고개를 숙이며 진정성 있는 행정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정책의 허점을 지적한 민원에 대해 권위를 내려놓고 솔직하게 사과하며 이를 시정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한 황 시장의 소통 방식은 지자체 행정의 모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강원 동해시에 거주하는 고령의 관광객 정 모 씨가 올린 한 편의 SNS 글이었다. 정 씨는 수십 년간 마음에 품어왔던 영주의 세계문화유산을 보기 위해 지난 7월 17일부터 19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영주를 찾았다. 나이를 고려할 때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간절한 마음을 안고 방문했으나, 일요일에 예정되었던 ‘선비 시티투어 코스’가 신청자 5인 미만이라는 규정 때문에 당일 취소되면서 큰 낭패를 겪을 뻔했다.
정 씨는 다른 지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출렁다리나 과거에 이미 방문했던 형태의 마을 코스 대신, 오직 영주에서만 볼 수 있는 독보적인 자산인 부석사와 소수서원을 중심에 둔 차별화된 관광 정책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관광은 한 사람의 선의가 아니라 시스템이어야 한다”라며, 고령의 관광객에게 ‘다음에 다시 오라’는 말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뼈아픈 지적을 남겼다.
다행히 시티투어 수탁업체인 사단법인 영주문화연구회의 한 직원이 자신의 개인 차량으로 정 씨를 부석사까지 안내하고 시내까지 배웅하는 선의를 베풀면서 정 씨는 오랜 염원을 이룰 수 있었다.
해당 게시물이 올라오자 황병직 영주시장은 즉각 댓글을 통해 “정승희 님에게 사과드리겠다.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으며, 주신 의견은 영주관광 정책에 반영하겠다”라고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남겼다. 조건 없는 사과와 신속한 재발 방지 약속, 그리고 정책 반영이라는 핵심을 담은 시장의 직진 행보는 SNS 공간을 뜨겁게 달궜다.
이러한 황 시장의 빠른 결단에 정 씨는 물론 많은 누리꾼이 찬사를 보냈다. 누리꾼들은 “시민과 관광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주저 없이 사과하는 모습이 멋지다”, “영주 시민들이 부럽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이번 대화는 폭염 속에 시민들에게 시원한 청량감을 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역 주민들과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의 다양한 정책 제언도 잇따랐다. 영주시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활용해 풍물과 취타대 등 상설 공연을 활성화하자는 의견부터, 단순히 연례행사에 그치는 축제에서 벗어나 시민들의 아이디어를 수렴한 독창적인 축제를 기획해야 한다는 쓴소리까지 생산적인 토론의 장이 열렸다.
동시에 규정에 얽매이지 않고 영주의 이미지를 위해 헌신한 수탁업체 직원에 대한 감사 릴레이도 이어졌다. 영주 시민들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선의의 행동으로 선비의 고장 영주의 품격을 지켜주었다”라며 해당 직원을 격려했다.
이번 해프닝은 지자체의 관광 행정이 공급자 중심의 경직된 규정에서 벗어나, 수요자인 관광객의 관점에서 유연하게 재정비되어야 한다는 숙제를 남겼다. 동시에 단 한 명의 관광객이 가진 간절함에 응답한 황병직 시장의 진심 어린 소통은, 영주시가 진정한 ‘믿을 수 있는 행정 시스템’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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