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산 지역에서 전신 문신 살인 사건, 아파트 방화 사건, 외국인 유학생 살인 사건 등 흉흉한 강력범죄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내가 사는 동네, 내 가족이 다니는 길거리에서 이러한 범죄가 일어났다는 소식은 누구에게나 심리적 위축과 공포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객관적인 지표와 통계로 접근해보면 이야기의 양상은 달라진다. 경산은 결코 범죄에 취약하거나 위험한 도시가 아니다. 오히려 안전한 도시에 가깝다.
경산시는 신라시대 압독국(押督國)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역사 깊은 고장이자, 넓은 면적(411.7㎢)과 약 28만 명의 인구를 보유한 경북의 핵심 도시이다. 10여 개 대학이 밀집한 남부권 최대의 교육도시이자, 첨단 산업단지와 농업이 어우러진 역동적인 복합도시이기도 하다.
이처럼 유동인구와 외국인 유학생 비율이 높은 환경적 특성에도 불구하고, 경산의 치안 지표는 전국 평균 대비 상당히 우수한 편이다. 경찰청 범죄 통계 및 치안 종합 평가에 따르면 경산시는 인구 대비 범죄 발생률이 상위권 수준으로 낮게 관리되고 있으며, 치안 안전도 역시 '안전한 편'으로 분류된다.
최근의 강력범죄들은 지역의 구조적 치안 공백이라기보다는 극단적인 개인에 의해 발생한 개별적 사건의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시민들께서 지나친 불안감이나 공포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다.
하지만 ‘통계상 안전하다’는 말만으로 시민들이 체감하는 불안을 완전히 해소할 수는 없다. 체감 안전도를 높이고 진정한 ‘안전도시 경산’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향후 치안 정책의 패러다임을 한 단계 진화시켜야 한다.
첫째, ‘데이터 기반의 과학치안’으로 대전환해야 한다. 경북경찰청과 경산경찰서는 그동안 범죄취약지역 집중순찰, CCTV 확충, CPTED(범죄예방환경설계) 등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앞으로는 단순히 CCTV 수량을 늘리는 양적 확대를 넘어, 범죄 발생 및 112 신고 데이터를 다각도로 분석해야 한다. 범죄가 반복되는 특정 장소와 시간대를 정밀하게 도출하고, 고화질 · 지능형 CCTV와 드론 등 첨단 장비와 경찰력을 집중배치하는 핀포인트(Pin-point) 치안이 필요하다. 수사 인력 보강과 집중 순찰, 자치경찰·지자체·주민이 함께하는 데이터 기반 CPTED 체계 정립이 시급하다.
둘째, ‘자치경찰제도의 실질적 정착’이다. 2021년 출범한 자치경찰제는 지역 맞춤형 예방치안을 구축할 수 있는 최적의 기반이다. 자치경찰의 성패는 주민 생활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반복되는 위험 요소를 사전에 발견하고 해결하는 데 달려 있다. 이를 위해 경산 지역 고유의 갈등·범죄 유형을 정밀 분석하고, 경찰·지자체 행정·주민조직이 공동 대응하는 ‘생활안전 협의체’를 활성화해야 한다.
셋째, ‘읍·면·동 단위의 공동체 예방치안 확립’이다. 주민과 가장 가까운 접점에 있는 파출소와 지구대를 중심으로 지역 사회 전체가 참여하는 밀착형 치안망을 구축해야 한다. 아울러 현재 추진 중인 경찰개혁 과정에서 자치경찰의 권한과 예산, 인력을 현실화하는 발전 방안이 반드시 반영되어야 한다.
모든 시민이 범죄 걱정 없이 안심하고 일상을 누리는 것은 도시가 제공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복지다. 경산은 이미 안전한 도시의 기반을 갖추고 있다. 이제 정교한 과학치안과 자치경찰, 그리고 주민들의 관심과 연대가 더해진다면, 경산은 불안을 넘어 전국에서 가장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명품 안전도시’로 더욱 굳건히 자리매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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