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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가방 대신 총 들었던 학도병 1,766명… 75년 만에 세상 밖으로

  • 김영동 기자
  • 입력 2026.09.1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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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 202개 중·고교 학적부 7만 9,372건 샅샅이 뒤져 참전 흔적 최종 집계
  • 의성공중 한 학급 전원 입대… 잊힌 영웅들 인적 사항·기록 체계적 정비
  • 경북교육청, 2027년 통계집·2028년 백서 발간 통해 보훈 예우 이어가기로

1.경북교육청, 전국 최초 중_고 학적부 전수조사...학도병 1,766명 확인(종군증명서_포항중 입대학생등록부 수록)_05.jpg

빛바랜 학적부 속에 묻혀 있던 75년 전 소년 병사들의 숨은 헌신이 비로소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경상북도교육청은 도내 중·고등학교 학적부를 전수조사하여 6·25전쟁 당시 참전한 학도병 1,766명의 기록을 최종 확인했다고 밝혔다. 시·도교육청 가운데 개별 학교에 남아 있는 학적 기록을 바탕으로 학도병의 인적 사항과 참전 흔적을 전수 조사해 체계적으로 정리한 사례는 이번이 전국 최초다.


이번 조사는 1955년 이전 개교한 경북 지역 22개 시·군 202개 중·고등학교의 학적부 총 7만 9,372건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단은 일반 학적부 외에도 포항중학교의 ‘6·25 참전 입대학생등록부’, 영주농업고등학교의 ‘입영자학적부’ 등 당대 특수 기록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이후 중복 인원을 정밀 대조해 발굴해낸 학도병 수만 총 92개교 1,766명에 달한다. 전쟁으로 학적부 자체가 소실되거나 기록이 빠진 경우를 감안하면 실제 참전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조사 과정에서는 한 학급 전체가 동반 입대한 것으로 보이는 집단 참전의 정황도 여럿 포착됐다. 의성공업중학교(현 의성유니텍고등학교) 제3회 토목1반은 졸업생 14명 전원의 학적부에서 입대 기록이 발견됐다. 같은 학교 방직1반 역시 17명 중 16명이 참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동농림중학교와 김천농림중학교 등에서도 학급 단위의 집중 참전 기록이 다수 확인됐으며, 이는 동급생 간의 강한 연대감 속에서 전장으로 향했던 당시의 급박하고 참절했던 상황을 보여준다.


학업을 완성하지 못하고 입대한 학생들을 배려하고자 했던 정부와 학교의 노력도 기록으로 확인됐다. 학적부 곳곳에는 ‘문교부 지시에 따라 군무 종사자에게 졸업장 수여’, ‘도지사 지시에 의한 당해 연도 수료’ 등 전쟁 중에도 참전 학생들의 학업과 자격을 인정하려 애쓴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경북교육청은 이번에 정리한 기초자료를 바탕으로 오는 2027년 통계자료집과 수집 기록물 목록집을 먼저 발간한다. 이어 2028년에는 구술 채록과 종합 연구를 더한 ‘경북 학도병 백서’를 편찬해 학교 현장의 역사·보훈교육 교재로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아울러 국가보훈부 및 지방자치단체와 조사 결과를 공유해 아직 참전 사실을 인정받지 못한 학도병과 유가족들이 정당한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학적부 한 줄마다 75년 전 교실을 뒤로하고 전선으로 향했던 학생들의 헌신과 아픔이 서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조사를 시작으로 잊힌 기록을 지속해서 발굴하고 보존해 학도병들의 숭고한 뜻이 합당한 예우로 결실을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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