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5년간 식재료 업체 행정처분 527건 중 식품위생법 위반 62% 달해
- 제재 풀리자 186곳 다시 수의계약… 이용제한 만료 후 3,128억 원 수주
- 한병도 의원 “입찰 제한만으론 한계… 시정 확인·현장 재점검 체계 구축해야”
학교급식 식재료 납품업체들의 위생 관리 실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법을 위반해 행정처분을 받고도 일정 기간만 지나면 다시 학교급식 현장에 쉽게 복귀해 수천억 원대 계약을 싹쓸이하는 구조적 허점이 지적된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한병도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북 익산을)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6년 7월까지 전국 학교급식 식재료 납품업체가 받은 행정처분은 총 527건에 달했다. 이 중 ‘식품위생법 위반’이 329건(62.4%)으로 전체의 과반을 넘겼으며, 부정당업자 지정 163건, 원산지 위반 35건이 뒤를 이었다.
식품위생법 위반에 따른 처분 내용을 보면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경우가 다수였다. 과태료 부과가 192건(58.4%)으로 가장 많았고, 영업정지 51건(15.5%), 과징금 부과 34건(10.3%), 품목제조정지 22건(6.7%) 순이었다. 영업소 폐쇄나 영업허가 취소 등 중대한 처분은 30건(9.1%)에 불과했다.
더 큰 문제는 제재가 끝난 이후의 행태다. 법을 위반한 업체는 공공급식통합플랫폼(eaT) 이용이 제한되지만, 이 기간이 만료된 후 다시 학교와 계약을 체결한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행정처분을 받은 458개 업체 중 40.6%에 해당하는 186개 업체가 제한 풀린 직후 다시 학교 현장에 진입했다. 이렇게 체결된 재계약만 총 2만 9,980건, 계약 금액은 3,128억 763만 원에 이른다.
실제로 경기도의 A업체는 2022년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과태료 처분과 함께 89일(약 3개월)간 플랫폼 이용제한을 받았으나, 제한이 풀린 후 7,598건의 계약을 통해 915억 5,587만 원을 수주했다. 5년간 2건 이상의 행정처분을 받은 중복 위반 업체도 44곳(9.6%)이나 됐다.
이 같은 구조가 반복되는 배경에는 학교급식 계약의 기형적인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2022년부터 2026년 7월까지 이뤄진 전체 학교급식 식재료 계약 금액 14조 1,956억 원 가운데 수의계약이 13조 5,290억 원으로 무려 95.3%를 차지했다. 반면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전자입찰은 6,666억 원(4.7%)에 그쳤다.
지난 8월 개정된 「학교급식법」이 시행되면서 위반 업체에 대해 최대 6개월간 입찰 참가를 제한하고 수의계약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제도가 강화됐다. 그러나 일정 기간만 지나면 아무런 제약 없이 수의계약으로 복귀할 수 있어 위반 업체의 시장 재진입을 근본적으로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이어진다.
한병도 의원은 “학교급식은 성장기 아이들의 신체 발달과 학업 성취를 뒷받침하는 핵심 과정”이라며 “교육부는 행정처분 및 위반 이력을 통합 관리하여 사전 점검부터 사후 관리까지 급식 전 과정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제재 종료 후 업체의 시정 여부를 정밀 점검하고, 관계기관 간 정보 공유와 현장 재점검 체계 마련을 적극 요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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